좋은 글, 유익한 글 74

감사하는 생활

유종해(연세대 명예교수)님의 Blog(22.1.9)에서 모셔왔습니다. 올해로서 내 나이 92세가 되어 제법 장수의 사람이 된 것 같이 생각되었으나, 우리 학교의 선배교수 김형석교수가 102살인데 얼마 전 “백년을 살아보니”란 책을 써서 받아 읽어 보니 두 가지를 강조하였다. 첫째는 감사하며 살 것, 둘째는 모범이 되는 생을 살아야한다고 강조하여 기독교를 믿는 선배교수에게서 좋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되었다. 내가 장수를 자랑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생각을 하였다. 나는 지난 12월 11일 대학동기와 점심 약속이 있어 나갔다가 집에 다 와서 급하게 달려오는 자동차를 피하다 우리 집 옆의 길에서 넘어져 부상을 당했다. 마침 길을 지나가던 청년의 도움으로 일어나서 사력을 다해 집에까지 왔다. 그날이 토요일 오후라 병..

관상

사람은 누구나 좋은 얼굴을 가지기를 원한다 관상을 잘 믿지 않는 사람도 누가 "당신 관상이 좋다"고 하면 금세 입이 헤벌레 벌어진다 백범 김구 선생이 젊었을 때의 일이다. 청년 김구는 열심히 공부해서 과거시험에 응시했지만 번번이 낙방했다. 당시엔 인맥과 재물이 없으면 출세할 수 없는 시절이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밥벌이라도 하려면 관상이라도 배워보라고 권했다. 김구는 ‘마의상서’라는 관상책을 구해 독학했다. 어느 정도 실력을 연마한 그는 거울을 갖다 놓고 자신의 관상을 보았다. 가난과 살인, 풍파, 불안, 비명횡사할 액운이 다 끼어 있었다. 최악의 관상이었다. "내 관상이 이 모양인데 누구의 관상을 본단 말인가!" 때마침 장탄식하던 김구의 눈에 책의 마지막 구절이 들어왔다. '얼굴 잘생긴 관상(觀相)은 ..

옛날 다방 이야기

나이 육칠십대 사람 치고 옛날 다방에 잊지 못할 추억이 한 자리 없는 사람 있을까? 당시의 다방에는 낭만도 있었고, 남자의 자존심도 있었고, 사랑도 있었고, 눈물 쏟아내는 이별의 장이기도 했었다. 가끔 열리는 국가대표 축구경기의 단체 관람장이기도 했으니, 그 당시 다방은 ‘한국적 명물’로 어른들의 사랑방, 대학생의 만남방, 직장인의 휴식 공간, 동네 한량들의 아지트였으며 데이트와 맞선 공간, 가짜 시계 등이 거래되는 상거래 공간, 음악감상 공간 등 '거리의 휴게실’이자 만남의 장소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젊은 청춘을 위한 시내 중심가를 벗어난 다방은 카운터에 중년 여성인 ‘마담’이 앉아 있고 ‘레지’(영어로 lady)라고 불리는 젊고 예쁜 아가씨들이 커피를 날라주는 동안에 구슬픈 뽕짝가락이 손님들의 가슴을..

추젓

그동안 물 한 모금도 먹지 못했다. 염증도 더욱 심해져 어떤 항생제도 효과가 없었다.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지 모르는 처지에 이르렀다.의사 선생님도 마지막으로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 추젓은 온갖 종류의 염증 질병 치료에 효과. 지인이 보름 전에 약이라고 가을새우젓을 보내 왔다.확신에 찬 어조로 꼭 먹을 것을 종용했다.첨단 현대의학으로도 못 고치는 병을 새우젓으로 나을 수 있다니..피식 웃음이 나왔다.맨 뒤에 있어야 할 게 맨 앞으로 온 느낌이다. 더군다나 짠 것을 먹으라고,맞다 문제 있다. 염증에 더 나쁠 것 같아,병실 한쪽 구석에 놓고, 뚜껑도 열어 보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다.현대의학으로부터 사형선고를 받고 나니, 실낱같은 희망으로 새우젓에 꽂혔다. 눈곱만큼씩 먹는다고 해서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