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유익한 글 92

옛날 다방 이야기

나이 육칠십대 사람 치고 옛날 다방에 잊지 못할 추억이 한 자리 없는 사람 있을까? 당시의 다방에는 낭만도 있었고, 남자의 자존심도 있었고, 사랑도 있었고, 눈물 쏟아내는 이별의 장이기도 했었다. 가끔 열리는 국가대표 축구경기의 단체 관람장이기도 했으니, 그 당시 다방은 ‘한국적 명물’로 어른들의 사랑방, 대학생의 만남방, 직장인의 휴식 공간, 동네 한량들의 아지트였으며 데이트와 맞선 공간, 가짜 시계 등이 거래되는 상거래 공간, 음악감상 공간 등 '거리의 휴게실’이자 만남의 장소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젊은 청춘을 위한 시내 중심가를 벗어난 다방은 카운터에 중년 여성인 ‘마담’이 앉아 있고 ‘레지’(영어로 lady)라고 불리는 젊고 예쁜 아가씨들이 커피를 날라주는 동안에 구슬픈 뽕짝가락이 손님들의 가슴을..

추젓

그동안 물 한 모금도 먹지 못했다. 염증도 더욱 심해져 어떤 항생제도 효과가 없었다.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지 모르는 처지에 이르렀다.의사 선생님도 마지막으로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 추젓은 온갖 종류의 염증 질병 치료에 효과. 지인이 보름 전에 약이라고 가을새우젓을 보내 왔다.확신에 찬 어조로 꼭 먹을 것을 종용했다.첨단 현대의학으로도 못 고치는 병을 새우젓으로 나을 수 있다니..피식 웃음이 나왔다.맨 뒤에 있어야 할 게 맨 앞으로 온 느낌이다. 더군다나 짠 것을 먹으라고,맞다 문제 있다. 염증에 더 나쁠 것 같아,병실 한쪽 구석에 놓고, 뚜껑도 열어 보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다.현대의학으로부터 사형선고를 받고 나니, 실낱같은 희망으로 새우젓에 꽂혔다. 눈곱만큼씩 먹는다고 해서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