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원래 선한 품성을 가진 백의민족이었다. 우리 조상들은 작은 벌레의 생명조차도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 뜨거운 개숫물을 마당에 버릴 때에는 이렇게 외쳤다. “워이 워이!” 물이 뜨거워 벌레들이 다칠 수 있으니 어서 피하라고 소리친 것이다. 봄에 먼 길을 떠날 때에는 오합혜(五合鞋)와 십합혜(十合鞋), 두 종류의 짚신을 봇짐에 넣고 다녔다. '십합혜'는 씨줄 열 개로 촘촘하게 짠 짚신이고 '오합혜'는 다섯 개의 씨줄로 엉성하게 짠 짚신을 가리킨다. 행인들은 마을길을 걸을 땐 '십합혜'를 신고 걷다가 산길이 나오면 '오합혜'로 바꾸어 신곤 했다. 벌레가 알을 까고 나오는 봄철에 벌레들이 깔려 죽지 않도록 듬성듬성 엮은 짚신을 신은 것이다. '오합혜'는 '십합혜'보다 신발의 수명이 짧았으나 그 만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