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노래 등

*일편단심 민들레*

용화(龍華) 2023. 1. 6. 08:43
728x90

밟혀도 밟혀도 끈질긴 자생력으로 길에서나 들에서 금빛 찬란한

꽃을 피우는 야생화.

 

민들레의 근성(根性)은 일편단심입니다.

 

이 꽃은 큰 뿌리 하나를 곧게 땅속 깊게 내리고 옆으로 실뿌리가 뻗어 있으나 가늘고 빈약하지요.

그러나 큰 뿌리 하나가 땅속 깊게 뿌리를 내림으로서 바람에 흔들려도 쉽게 쓰러지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조용필은 1981일편단심 민들레야'를 발표합니다. 그런데 이 노래의 작사자가 이주현이라는 여성입니다.

 

당시(1981) 72세의 이여사는 납북된 남편을 그리워 하며 쓴 자전적인 이야기를 신문에 투고했는데 이를 본 조용필이 가사로 만들 것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글을 가사로 다듬어 노래로 탄생한 것입니다. 그녀의 사연은 이랬습니다.

 

50여년 전 그녀는 동아일보 국장이던 남편과 결혼했습니다. 그러나 남편이 한국전쟁 때 납북되는 바람에 홀로 3남매를 키우며 살았습니다.

 

노점 좌판 등을 하며 어렵사리 살아온 그녀는 평생 모은 돈을 남편이 다닌 동아일보에 기부해서 남편 이름을 붙인 <수남 장학금>을 만듭니다.

 

1981428일 경향신문에 실린 기사 '햇빛 본 할머니의 꿈'  이주현 여사의 일편단심 스토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수남(水南)! 이렇게 불러볼 날도 이제 오래지 않겠지요. 어언 접어든 나이가 고희를 넘겼으니 살 날이 얼마나 되리까. 당신을 잃은지도 30년 성상, 밟혀도 밟혀도 고개를 쳐드는 민들레 같이 살아온 세월, 몇 번씩이나 지치고 힘에 부쳐 쓰러질 듯 하면서도 그 때마다 당신을 생각하며 이겨 왔습니다."

 

이 여사는 노구를 무릅쓰고 1년에 걸쳐 집필한 원고 1천여장 분량의 '일편단심 민들레야'의 첫 머리에 생사를 알길 없는 남편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내가 아무리 끈질긴 생명력의 민들레라해도 일편단심 붉은 정열이 내게 없었다면 어린 자식들을 못 키웠을 것이고, 지아비에 대한 깊은 그리움의 이 없었다면 붓대를 들 용기도 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런 자전(自傳)의 내용을 다듬어서 쓴 노래말은 이렇습니다.

 

님주신 밤에 씨뿌렸네

사랑의 물로 꽃을 피웠네

처음 만나 맺은 마음

일편단심 민들레야

그 여름 어인 광풍

그 여름 어인 광풍

낙엽지듯 가시었나

행복했던 장미인생

비바람에 꺽이니

나는 한떨기 슬픈 민들레야

긴세월 하루같이

하늘만 쳐다보니

그이의 목소리는

어디에서 들을까

일편단심 민들레는

일편단심 민들레는

떠나지 않으리라

 

노래 중 그 여름의 광풍'1950625일에 터진 청천벽력 같은 전쟁을 가리키는 말이었고 낙엽지듯 가시었나'는 그해 가을 납북된 남편을 가리키는 것이었습니다.

'하늘만 바라보는 것'은 천국에 간 남편을 바라보며 그리워 함이고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그 목소리'는 남편이 떠나면서 "걱정하지마, 잘 다녀올게" 라고 말했던 그 목소리였습니다.

 

남편 납북시에 41세 여인은 그 험한 세월을 이겨냈습니다. 지난 30년의 절망과 피 눈물 속에서도 그녀가 말했듯 '일편단심 붉은 정열'로 버티며 어린 것들을 키워낸 것입니다. 조용필의 일편단심 민들레>로 오늘 하루를 민들레 근성으로 보내시길 바랍니다~~~♡♡♡

 

 

"옮긴 글"

'동영상, 노래 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니라오러(当你老了)  (0) 2023.07.02
'내 고향으로 날 보내주'  (2) 2023.05.18
"메기의 추억"  (0) 2022.10.12
"死의 讚美"  (0) 2022.07.11
수덕사의 여승에 얽힌 일화  (0) 2022.06.12